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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왼쪽)과 최재해 감사원장.(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감사원이 국민권익위원회의 감사를 두 차례 연장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두 기관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권익위 감사 내용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며 진실공방 양상까지 띠고 있다보니 중립성과 독립성을 우선적 가치로 삼는 두 기관이 정치적 혼란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든 모양새다. 감사 결과에 따른 후폭풍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오는 14일부터 29일까지 권익위에 대한 실지감사에 다시 돌입한다. 지난 7월28일 이틀간의 예비감사를 거쳐 8월1일부터 시작된 실지감사는 8월19일까지였으나, 9월2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됐다. 그 뒤 감사원은 권익위의 비협조 등을 명목으로 지난 7일 감사 기간을 재연장했다.추석 연휴를 제외한 실지감사 기간만 약 50일에 이른다. 전체 감사 일정이 끝나 감사보고서가 공개되는 시기는 이르면 11월로 예상된다. 검토 과정에서 감사원장 결재로 처리될지, 감사위원회에 상정될지에 따라 시기는 조정될 수 있다. 감사 시작 후 줄곧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각개전투에 나섰던 전현희 위원장은 감사 기간 연장 다음날인 8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전에 나섰다. 그는 "정치적이고 불법적인 표적 감사"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전 위원장을 비롯해 권익위 내부에선 당초 전 위원장의 근태로 시작했던 감사가 전방위로 확산한 배경에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있다고 본다.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사퇴 압박을 받는 다른 기관장들의 사례와 달리 정기감사 1년 만에 다시 '특별감사'를 시작한 데다, 애초의 감사 목적 범위에서 벗어나 준사법적 기능에 해당하는 행정심판 의결 사항을 포함, 권익위 사무 전반에 걸쳐 감사를 벌이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다.지난 1일 전방위적인 감사에 괴로움을 드러내며 사퇴한 이정희 전 권익위 부위원장도 감사원이 신상털기식의 감사로 "법치주의를 형해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직원들에게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의 큰절을 올리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제공) 2022.9.5/뉴스1일부 직원들은 장기간 감사로 인한 피로감과 정부 기관끼리의 알력 다툼으로 비치는 현 상황을 우려하기도 한다.최근 감사원과 권익위는 감사 기간이 늘어난 이유로 거론된 전 위원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전 위원장 수행 직원의 병가 등을 두고도 장외 공방전을 벌였다.감사원은 전 위원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실을 덮기 위해 수행 직원이 서류 내용을 수정하거나 행정심판 자체가 아닌 사안의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부적절했다는 의혹 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직원은 출장비 과다 청구 의혹도 받고 있다. 감사원은 감사 기간 연장 이유로 "주요 관련자가 연가 및 병가를 내면서 10일 이상 감사를 지연시켜 조사를 마무리 못했다"고 밝힌 데 이어 전 위원장의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통해 표적감사 주장을 반박하고 "핵심 보직자를 비롯한 다양한 구성원으로부터 해당 법을 위반해 권익위의 주요 기능을 훼손했다는 복수의 제보가 있어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부패 방지 및 감시 기관으로서 권익위의 존립 가치를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고,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직원이 열흘간 연가 및 병가를 내면서 주요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이 미진했으니 추가 조사가 필요했다는 취지다.감사원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중간 발표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반면 전 위원장은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의혹들은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없다", "단순 착오나 실수로 통상 가액을 반납해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여야 간의 신경전도 더욱 첨예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전 위원장을 향해 "자신을 정권의 탄압을 받는 투사로 치환해 피해자 코스프레(흉내)를 거듭하며 자기 연민에 빠져드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맹폭했다.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찍어내기 감사'를 통해 전 위원장과 직원들에게 정신적 위협을 가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협박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상태다.일각에선 감사원이 권익위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의혹에 대해 전방위적인 감사를 벌이고 있어 차례로 공개될 감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인 후폭풍이 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실지감사를 끝내고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고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 실지 감사는 권익위 실지 감사 종료 시기보다 일주일 가량 앞선 오는 23일 끝나 하반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