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사의 표명 9시간 만에 '면직안 재가'靑 "감사원장 임기 중 퇴임, 전대미문의 일"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 접견실에서 최재형 신임 감사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최 원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한지 약 9시간 만의 일이다.문 대통령은 최 원장의 행보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최 원장의 중도사퇴가 "전대미문의 일"이라고 꼬집었다.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오늘 5시50분쯤 최 원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감사원장 위원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최 원장을 겨냥해 메시지를 남겼다.문 대통령은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최 전 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감사원장 임기는 4년으로, 최 원장의 임기는 2022년 1월까지였다.청와대는 최 원장의 중도사퇴와 관련, 문민정부 이후 역대 감사원장들의 임기 이행 전례를 조목조목 짚으며 최 원장을 비판했다.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5대 이회창, 21대 김황식 감사원장은 국무총리 지명에 따라 중도사퇴를 했고 16대 이시윤, 18대 이종남, 19대 전윤철, 23대 황찬현은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특히 황 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임기를 이어갔고 2017년 12월까지 임기 보장이 됐다"고 말했다.이어 "17대 한승헌 원장은 정년(65세)에 따라 감사원을 떠나 임기 만료의 경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고 20대 전윤철 원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오면서 중도사퇴를 했다. 22대 양건 원장은 박근혜 정부로 교체되면서 중도사퇴를 했다"며 "이에 비추어본다면 (최 원장처럼) 임기 중에 스스로 중도사퇴를 한 것은 전대미문의 일"이라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이 사표 재가를 당일에 처리한 것, 사표 재가와 함께 메시지를 남긴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 원장에 대해 실망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문 대통령은 최 원장에 앞서 사표를 내고 대선에 뛰어든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그대로 드러낸 바 있다.문 대통령은 지난 3월4일 윤 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지 75분 만에 수용 입장을 밝히고 하루 만에 면직안을 재가(3월5일)했었다.최 원장은 이날 오전 9시쯤 감사원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그는 이 자리에서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출근 전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이미 구두로 사의 표명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최 원장의 사의 표명 후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최 원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노코멘트하겠다"면서 간접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냈다.그동안 최 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현 검찰총장)의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 제청 요청 과정 등에서 청와대와 각을 세우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한편 최 원장의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감사원은 당분간 강민아 감사위원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강 위원은 2018년 3월 감사원 최초의 여성 감사위원으로 임명된 인물이다.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제 감사원장 임기가 반년 정도 남았는데 후임 감사원장 지명 등 향후 인사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