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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가 한 달만 일해도 퇴직금을 주도록 한 법안을 놓고 경영계 반발이 거세다. 장기근속에 대한 보상이라는 퇴직금 성격과 맞지 않는 데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미치는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3일 국회에 반대의견서를 제출한 것도 과중한 부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논란이 된 법안은 한국노총 출신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지난 6월 대표발의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다. 계속 근로기간이 1개월 이상인 근로자에 대해 사용자가 퇴직급여제도를 의무 설정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안은 주당 15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도 퇴직금 지급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계약기간과 근로시간이 짧은 저소득 근로자들의 퇴직 후 처우 개선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연간 퇴직급여 수급자가 628만명 증가해 기업의 추가 부담액이 7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경총의 추산이다. 더 큰 문제는 인건비 부담이 늘면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경영 악화에 처한 영세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단기 일자리부터 없앨 가능성이 커 저소득 근로자가 일할 기회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 달 퇴직금'법이 오히려 청년·여성 등 취약 근로계층에 대한 고용 회피를 유발하는 셈이다. 또 장기근속의 필요성이 줄면서 편의점, 식당 등에서 일하다가 한 달 만에 직장을 옮기는 '메뚜기 알바'가 극성을 부릴 수도 있다.

퇴직금은 사회보장적 성격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장기근속 공로보상의 성격이 강하다. 헌법재판소가 "퇴직급여 특성상 1년 미만의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를 의무로 지급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중한 부담이 된다"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1년 미만의 기간은 실무 투입을 위한 교육·훈련 등 기업의 인적자본 투자기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도 한 달 근무한 알바생까지 퇴직금 지급 대상으로 강제하는 것은 기업 인력관리를 더 어렵게 하고 산업 현장에서 정착된 신의칙을 허무는 것과 다름없다. 영세기업과 노동약자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법안은 이제라도 철회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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